ETF 괴리율은 거래량보다 기초자산에서 갈린다

ETF 괴리율 비교 막대그래프. 거래대금 구간이 바뀌어도 해외 자산 ETF는 0.38~0.44%, 국내 자산 ETF는 0.18~0.24%로 두 계열이 겹치지 않는다.

ETF를 살 때 화면에 뜨는 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값입니다. 그 ETF가 실제로 담고 있는 자산의 값어치는 순자산가치(NAV)로 따로 계산됩니다. 둘이 같을 이유는 없습니다.

얼마나 벌어지는지 KRX에서 5거래일치 전 종목을 받아 재봤습니다. 중앙값 0.280%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쪼개면 통념 하나가 무너집니다.

괴리율은 나눗셈 한 번이다

괴리율 = (종가 − NAV) ÷ NAV × 100

종가가 NAV보다 높으면 양수(고평가), 낮으면 음수(저평가)입니다. 이 글은 방향이 아니라 벌어진 폭을 보려는 것이라 절댓값으로 계산했습니다.

2026년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 ETF 1,161~1,164종목에서 5,812건을 모았습니다. 당일 거래가 없었던 종목은 뺐습니다. 종가가 과거에 멈춰 있어 NAV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걸러낸 것

계산을 돌리자마자 괴리율 17,527%짜리가 나왔습니다. ACE 러시아MSCI(합성)입니다. 당일 거래량이 0이었습니다.

거래가 멈춘 종목은 종가가 마지막 거래일에 고정됩니다. 그동안 NAV만 움직이면 둘의 차이가 무한정 벌어집니다. 이건 괴리가 아니라 비교가 성립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절대 괴리율 50%를 넘는 건과 거래량 0인 종목을 뺐습니다.

이 한 종목을 그대로 두면 평균이 통째로 망가집니다. 중앙값을 쓰면 버티지만, 그래도 “거래가 없는 종목의 종가”를 가격으로 세는 것은 틀린 계산입니다.

거래가 많으면 괴리가 작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거래대금으로 쪼개면 통념대로 나옵니다.

거래대금절대 괴리율 중앙값
1억원 미만0.321%
1억~10억0.290%
10억~100억0.233%
100억 이상0.237%
2026년 9월 14~18일 5거래일 합산 5,812건.

0.321%에서 0.233%로 내려갑니다. “거래가 활발할수록 괴리가 작다”는 설명과 맞습니다.

그런데 같은 데이터를 기초자산이 해외냐 국내냐로 한 번 더 쪼개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거래대금합친 값해외 자산국내 자산해외 비중
1억원 미만0.321%0.422%0.237%46.5%
1억~10억0.290%0.428%0.206%47.2%
10억~100억0.233%0.382%0.183%42.1%
100억 이상0.237%0.438%0.204%19.8%
해외·국내는 종목명과 기초지수명에 나라·지역 이름이 들어 있는지로 갈랐다. 합성·레버리지 상품도 그 기준을 따랐다.

해외는 어느 구간에서든 0.382~0.438%, 국내는 0.183~0.237%입니다. 거래대금이 백 배 차이나도 각 그룹 안에서는 0.05%포인트 남짓 움직일 뿐입니다.

합친 값이 내려가 보인 것은 구간마다 해외 비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00억 이상 구간은 해외가 19.8%뿐이라 국내 쪽 값에 끌려갑니다. 1억원 미만 구간은 46.5%라 중간에 섭니다.

숫자로 견줘보면

  • 해외와 국내의 격차: 0.210%포인트 (네 구간 평균 0.417% 대 0.207%)
  • 거래대금이 만드는 차이: 해외 안에서 0.056%포인트, 국내 안에서 0.054%포인트
  • → 기초자산이 만드는 차이가 거래대금보다 약 3.8배 크다

거래대금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그룹 모두 거래가 많아질수록 조금씩 줄어듭니다. 다만 그 효과보다 기초자산이 훨씬 크게 가릅니다.

왜 해외가 더 벌어지나

이 데이터만으로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구조상 짐작되는 것은 시차입니다.

국내 주식 ETF는 담고 있는 주식이 같은 시간에 같은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반면 미국·유럽 자산을 담은 ETF는 그 시장이 닫혀 있는 동안 한국에서 거래됩니다. 기준이 되는 NAV는 전날 종가로 계산되는데 한국 투자자는 그 사이의 뉴스를 반영해 사고팝니다.

환율도 끼어 있습니다. 같은 자산이라도 원화로 환산하는 시점이 다르면 값이 갈립니다. 다만 이 글의 데이터로는 시차와 환율의 몫을 나눌 수 없습니다. 방향을 짐작할 뿐입니다.

5거래일 종가로는 알 수 없는 것

  • 5거래일입니다. 날짜별 해외 중앙값이 0.276%에서 0.694%까지 흔들렸습니다. 특정 날의 시장 상황이 섞여 있습니다.
  • 종가 한 시점만 봤습니다. 장중에는 더 벌어졌다 좁아졌다 합니다. 실제로 내가 체결한 가격의 괴리는 이 값과 다릅니다.
  • 해외·국내 구분은 이름으로 했습니다. 종목명과 기초지수명에 나라 이름이 들어 있는지로 갈랐습니다. 원자재·채권처럼 이름에 지역이 없는 상품은 국내로 분류됐을 수 있습니다.
  • 총보수는 보지 않았습니다. 괴리율은 사고팔 때 한 번 겪는 비용이고 보수는 보유하는 내내 붙습니다. 성격이 다릅니다.

괴리율을 비용으로 읽을 때 걸리는 질문

괴리율 0.28%면 무시해도 되는 수준 아닌가요?

한 번이면 그렇습니다. 문제는 사고팔 때 두 번 겪는다는 점입니다. 살 때 0.28% 비싸게 사고 팔 때 0.28% 싸게 팔면 왕복 0.56%입니다.

그리고 중앙값이 0.28%라는 것은 절반은 그보다 크다는 뜻입니다. 5,812건 중 567건(9.8%)이 1%를 넘었습니다. 열 번에 한 번은 1% 넘게 벌어진 값에 거래하는 셈입니다.

괴리율이 크면 손해인가요?

방향에 따라 다릅니다. 고평가 상태에서 사면 손해, 팔면 이득입니다. 이 글이 절댓값을 쓴 것은 “어느 쪽으로든 벌어진 정도”를 보려는 것이지 손해 크기를 잰 것이 아닙니다.

실제 부호까지 보려면 종가가 NAV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따로 봐야 합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도 종목마다 방향이 다릅니다.

거래량이 많은 대형 ETF를 고르면 괴리가 줄어드나요?

같은 기초자산 안에서는 조금 줄어듭니다. 하지만 해외 자산 ETF를 거래대금 100억 이상으로 고른다고 국내 자산 ETF 수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표의 100억 이상 구간을 보면 해외 0.438%, 국내 0.204%로 오히려 격차가 가장 큽니다.

거래대금은 같은 기초자산끼리 비교할 때의 기준입니다. 해외와 국내를 섞어 놓고 거래대금만으로 고르면 방금 본 착시에 걸립니다.

17,527%짜리는 왜 뺐나요? 실제로 그렇게 벌어진 것 아닌가요?

화면에 찍힌 숫자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종목은 당일 거래량이 0입니다. 종가는 마지막으로 거래가 성사된 날의 값이고, NAV는 계속 갱신됩니다.

괴리율은 “지금 시장이 매기는 값”과 “지금 자산의 값”을 견주는 지표입니다. 앞쪽이 없으면 뺄셈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0으로 나누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 계산에서 뺐습니다.

무엇을 보면 되나

“거래량 많은 걸로 고르면 된다”는 조언이 틀린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조언이 줄여주는 폭이 생각보다 작습니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100억 이상 구간에서 오히려 해외와 국내의 격차가 가장 컸습니다(0.438% 대 0.204%). 거래량으로 괴리를 없앨 수 있다면 여기서 좁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라면 ETF를 고를 때 거래대금보다 기초자산이 어디 것인지를 먼저 보고, 해외 자산 ETF는 주문 직전에 실시간 추정 NAV(iNAV)와 현재가를 한 번 견줘 보겠습니다.

같은 자료로 환율이 수익률에 얼마나 끼어드는지는 환헤지 없는 미국 주식은 환율이 수익률을 52%p 움직였다에 계산해 뒀습니다. 해외 자산을 산다는 것은 그 자산과 통화를 함께 사는 일입니다.

출처

  •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ETF 일별매매정보 (etp/etf_bydd_trd). 2026년 9월 14일~18일 5거래일, 5,812건, 2026년 9월 22일 조회 http://data.krx.co.kr/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9월 14일~18일 5거래일 기준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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