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실질로 보면 4개 해에 줄었다

최저임금 명목과 실질을 2007년부터 2025년까지 비교한 선 그래프. 명목은 3,480원에서 10,030원으로 올랐지만 실질은 2020년 이후 8,600원 안팎에서 평평하다.

2027년 최저임금이 시간급 10,700원으로 정해졌습니다. 3.7% 인상입니다. 최저임금은 1988년 제도가 생긴 뒤로 한 해도 빠짐없이 올랐습니다. 동결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른 만큼 더 살 수 있게 됐는지는 다른 질문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연도별 결정현황과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받아 직접 나눠봤습니다. 19년 중 네 해는 실질로 줄었습니다.

왜 2007년부터인가

먼저 구간을 자른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최저임금의 적용기간이 예전에는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였습니다. 원자료를 열어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04.09.01 ~ ‘05.08.31: 시간급 2,840원
  • ‘05.09.01 ~ ‘06.12.31: 시간급 3,100원 (16개월)
  • ‘07.01.01 ~ ‘07.12.31: 시간급 3,480원

가운데 줄이 16개월짜리입니다. 이 구간을 지나면서 적용기간이 역년(1월~12월)으로 옮겨갔습니다. 물가는 연평균 값이므로 적용기간이 역년과 맞는 2007년부터만 비교했습니다. 그 앞을 억지로 맞추면 한 해의 임금을 다른 해의 물가로 나누게 됩니다.

계산은 나눗셈 한 번이다

실질 최저임금은 명목 금액을 그해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값입니다. 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놓은 값을 썼습니다.

실질 최저임금 = 명목 최저임금 ÷ 그해 소비자물가지수 × 100

2025년으로 해보면 10,030 ÷ 116.61 × 100 = 8,601원입니다. 2020년 물가로 환산했을 때 8,601원어치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10년은 이렇게 나옵니다.

연도명목인상률물가상승률실질실질 증감
20166,030원8.1%0.97%6,295원+7.02%
20176,470원7.3%1.94%6,626원+5.25%
20187,530원16.4%1.48%7,599원+14.69%
20198,350원10.9%0.38%8,395원+10.47%
20208,590원2.87%0.54%8,590원+2.32%
20218,720원1.5%2.50%8,507원−0.96%
20229,160원5.05%5.09%8,504원−0.04%
20239,620원5.0%3.59%8,621원+1.38%
20249,860원2.5%2.32%8,635원+0.17%
202510,030원1.7%2.13%8,601원−0.40%
실질은 2020년 물가 기준.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지수 연평균의 전년 대비 변화율이다.

줄어든 네 해

2007년부터 2025년까지 19년 중 실질이 줄어든 해는 넷입니다. 조건은 단순합니다. 그해 인상률이 그해 물가상승률보다 낮으면 실질은 줄어듭니다.

연도인상률물가상승률실질 증감
20102.75%2.94%−0.18%
20211.5%2.50%−0.96%
20225.05%5.09%−0.04%
20251.7%2.13%−0.40%
인상률은 최저임금위원회 고시값,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지수 연평균의 전년 대비 변화율이다.

2022년이 특히 눈에 띕니다. 인상률 5.05%는 19년 중 다섯 번째로 높은 값입니다. 그런데 그해 물가가 5.09% 올라 0.04%포인트 차이로 실질이 마이너스가 됐습니다. 많이 올린 해가 덜 받은 해였습니다.

2021년은 폭이 가장 큽니다. 인상률 1.5%는 제도가 생긴 뒤 가장 낮은 값이었고, 물가는 2.50%였습니다. 실질로 0.96% 줄었습니다.

최근 5년은 제자리다

한 해씩 보면 작아 보이지만 묶어서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2020년과 2025년을 견주면 이렇습니다.

  • 명목: 8,590원 → 10,030원 (+16.8%)
  • 소비자물가지수: 100 → 116.61 (+16.6%)
  • 실질: 8,590원 → 8,601원 (+0.13%)

5년 동안 시간당 11원 올랐습니다. 명목으로는 1,440원이 올랐는데 물가가 그만큼을 거의 정확히 가져갔습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209시간 기준) 179만 5,310원에서 209만 6,270원이 됐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은 거의 같습니다.

길게 보면 두 배가 됐다

최근 5년만 보고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았다”고 읽으면 그것도 틀립니다. 19년 전체를 보면 실질도 크게 올랐습니다.

  • 명목: 3,480원 → 10,030원 (+188.2%)
  • 물가: 78.01 → 116.61 (+49.5%)
  • 실질: 4,461원 → 8,601원 (+92.8%)

실질로도 19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다만 그 상승이 고르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018년 한 해에만 실질이 14.69% 올랐습니다. 명목 인상률 16.4%에 그해 물가가 1.48%로 낮았던 것이 겹친 결과입니다. 2019년도 10.47%였습니다. 이 두 해를 빼면 그림이 많이 달라집니다.

이 계산이 답하지 못하는 것

  • 2026년과 2027년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 최저임금은 10,320원과 10,700원으로 이미 정해졌지만 그해 연평균 물가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질은 해가 끝나야 확정됩니다.
  • 소비자물가지수는 전 국민 평균 장바구니입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의 소비 구성이 평균과 같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월세 비중이 크면 체감은 더 나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받는 돈은 최저임금만이 아닙니다. 주휴수당, 연장·야간 가산, 4대보험 공제가 모두 얹히거나 빠집니다. 이 글은 시간급 자체만 봤습니다.
  • 고용에 미친 영향은 보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랐을 때 일자리가 어떻게 됐는지는 이 두 숫자로 알 수 없습니다.

무엇을 보면 되나

저는 이 표를 만들고 나서 최저임금 뉴스에서 인상률 옆에 그해 물가 전망치를 같이 놓고 보게 됐습니다. 2027년 인상률 3.7%가 높은지 낮은지는 그 숫자 하나로는 알 수 없습니다. 물가가 3.7%를 넘으면 실질로는 줄어드는 해가 됩니다. 2022년이 정확히 그런 경우였고, 그때도 뉴스 제목은 “5% 인상”이었습니다.

표에서 제 눈에 가장 오래 남은 줄은 2022년입니다. 0.04%포인트 차이로 부호가 갈렸습니다. 인상률과 물가상승률이 이렇게 가까우면 어느 쪽이 큰지는 사실상 우연에 가깝습니다. 그런 해를 “올랐다”고도 “줄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지표의 성격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한 해만 떼어 보지 않고 3년이나 5년을 묶어서 보겠습니다.

같은 계산을 예금 이자에 적용하면 더 자주 마이너스가 나옵니다. 실질금리로 보면 예금 이자는 자주 마이너스였다에서 21년 7개월 중 98개월이 그랬다고 계산해 뒀습니다. 물가를 빼고 보는 습관은 임금이든 이자든 같습니다.

기준연도를 바꾸면 값이 달라집니다

2020년 이전에는 실질이 명목보다 높습니다. 계산이 틀린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물가지수가 2020년을 100으로 놓은 값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물가지수는 78.01이라 100보다 작고, 작은 수로 나누면 몫이 커집니다.

뜻은 이렇습니다. 2007년의 3,480원은 2020년 물가로 환산하면 4,461원어치를 살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그때 물건값이 쌌으니까요. 기준연도를 2007년으로 바꾸면 모든 값이 통째로 달라지지만 증감률은 그대로입니다. 이 글이 보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증감이라 기준연도를 무엇으로 잡든 결론이 바뀌지 않습니다.

실질 8,601원이 제가 실제로 받는 돈인가요?

아닙니다. 통장에 찍히는 것은 명목 10,030원입니다. 8,601원은 그 돈의 구매력을 2020년 물가로 바꿔 적은 값입니다.

실질은 해마다 비교하려고 만든 자이지 지갑에 들어오는 금액이 아닙니다. 2020년의 8,590원과 2025년의 10,030원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살 수 있었는지를 묻고 싶을 때만 씁니다.

인상률 16.4%에서 물가 1.48%를 빼면 14.92%인데 왜 14.69%인가요?

실질 증감은 뺄셈이 아니라 나눗셈이기 때문입니다. 1.164 ÷ 1.0148 = 1.1470이라 14.70%이고, 실제 지수값으로 계산하면 14.69%가 됩니다.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숫자가 커질수록 벌어집니다. 뺄셈으로 어림하는 것은 둘 다 작을 때만 통합니다. 이 표의 값은 전부 나눗셈으로 구했습니다.

2022년은 인상률 5.05%인데 실질이 −0.04%면, 물가가 5.05%보다 높았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그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07.72로 전년 102.5보다 5.09% 올랐습니다. 인상률보다 0.04%포인트 높습니다.

이 정도 차이는 물가지수가 나중에 조정되면 부호가 바뀔 수도 있는 크기입니다. 그래서 2022년을 “실질로 줄어든 해”라고 단정하기보다 “인상률과 물가가 사실상 같았던 해”로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면 2021년의 −0.96%는 그 정도 조정으로 뒤집히지 않습니다.

직접 확인하는 방법

  • 최저임금 연도별 금액은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의 최저임금 현황 > 연도별 최저임금 결정현황에 1988년부터 전부 있습니다. 적용기간이 함께 적혀 있으니 역년과 맞는지 확인하고 쓰세요.
  • 소비자물가지수는 한국은행 ECOS에서 901Y009 총지수를 연 단위로 받으면 됩니다. 무료이고 키 발급도 바로 됩니다.
  • 두 표를 연도로 맞춰 나누기만 하면 이 글의 숫자가 그대로 나옵니다.

출처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9월 22일 조회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확정 전 잠정치가 나중에 조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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