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에 “전국 미분양 6만 7천호”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많은 걸까요. 이 숫자 하나만으로는 판단이 안 됩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과 제주에 사는 사람에게 같은 뜻일 리도 없고요.
2026년 6월 말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시도별로 열어보면,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과 가장 버거운 곳이 다릅니다.
5년 만에 4배가 됐고, 그 뒤로 멈춰 있다
먼저 전국 흐름입니다. 각 연도 12월 말 기준입니다.
| 시점 | 전국 미분양 |
|---|---|
| 2019년 12월 | 47,797호 |
| 2020년 12월 | 19,005호 |
| 2021년 12월 | 17,710호 |
| 2022년 12월 | 68,107호 |
| 2023년 12월 | 62,489호 |
| 2024년 12월 | 70,173호 |
| 2025년 12월 | 66,510호 |
| 2026년 6월 | 67,464호 |

2021년 12월 17,710호에서 2022년 12월 68,107호. 1년 사이에 3.85배가 됐습니다. 2019년 1월 이후 최저는 2021년 9월의 13,842호였고, 최고는 2023년 2월의 75,438호였습니다.
그 뒤로는 6만호대에서 3년 반째 옆걸음입니다. 2026년 상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1월 66,576호로 시작해 4월 65,179호까지 조금씩 줄다가 6월에 67,464호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급증도 급감도 아닌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절반 가까이가 세 곳에 몰려 있다
2026년 6월 말 시도별 순위입니다.
| 시도 | 미분양 | 전국 대비 | 누적 |
|---|---|---|---|
| 경기 | 13,553호 | 20.1% | 20.1% |
| 충남 | 8,894호 | 13.2% | 33.3% |
| 부산 | 8,071호 | 12.0% | 45.2% |
| 경북 | 5,284호 | 7.8% | 53.1% |
| 경남 | 4,842호 | 7.2% | 60.2% |
| 대구 | 4,383호 | 6.5% | 66.7% |
| 인천 | 4,204호 | 6.2% | 73.0% |
| 강원 | 3,420호 | 5.1% | 78.0% |
| 제주 | 2,909호 | 4.3% | 82.4% |
| 전남 | 2,649호 | 3.9% | 86.3% |
| 나머지 7개 시도 | 9,255호 | 13.7% | 100.0% |
상위 세 곳이 전국의 45.2%를 차지합니다. 반대쪽 끝에는 세종 43호, 서울 1,013호가 있습니다. 세종의 미분양은 경기의 0.3%입니다.
호수만 세면 큰 지역이 늘 1등이다
여기서 멈추면 “경기가 제일 심각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경기는 인구도 공급도 가장 많은 곳입니다. 미분양 호수가 많은 게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공급 규모로 나눠봤습니다. 최근 1년(2025년 7월~2026년 6월) 주택준공실적을 12로 나눠 월평균 준공 물량을 구하고, 미분양을 그 값으로 나눴습니다. “지금 쌓인 미분양이 몇 달치 공급에 해당하는가”입니다.
| 시도 | 미분양 | 1년 준공 | 몇 개월치 |
|---|---|---|---|
| 제주 | 2,909호 | 2,727호 | 12.8개월 |
| 충남 | 8,894호 | 12,021호 | 8.9개월 |
| 부산 | 8,071호 | 13,223호 | 7.3개월 |
| 울산 | 1,359호 | 2,876호 | 5.7개월 |
| 경북 | 5,284호 | 11,530호 | 5.5개월 |
| 전남 | 2,649호 | 5,876호 | 5.4개월 |
| 경남 | 4,842호 | 11,672호 | 5.0개월 |
| 대전 | 2,044호 | 5,370호 | 4.6개월 |
| 강원 | 3,420호 | 10,710호 | 3.8개월 |
| 대구 | 4,383호 | 14,994호 | 3.5개월 |
| 인천 | 4,204호 | 15,093호 | 3.3개월 |
| 전북 | 1,852호 | 8,302호 | 2.7개월 |
| 경기 | 13,553호 | 64,301호 | 2.5개월 |
| 광주 | 1,245호 | 6,639호 | 2.3개월 |
| 충북 | 1,699호 | 16,546호 | 1.2개월 |
| 세종 | 43호 | 448호 | 1.2개월 |
| 서울 | 1,013호 | 38,195호 | 0.3개월 |
| 전국 | 67,464호 | 240,523호 | 3.4개월 |
17개 시도 준공 물량을 더하면 240,523호로, 전국 값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순위가 뒤집힙니다. 호수 1위였던 경기는 2.5개월치로 13위입니다. 전국 평균 3.4개월보다도 낮습니다. 대신 호수로는 9위였던 제주가 12.8개월치로 1위가 됩니다. 제주에서 1년 동안 지어진 집이 2,727호인데 안 팔린 집이 2,909호입니다. 1년치 공급보다 많습니다.
서울은 0.3개월치입니다. 1,013호가 적어 보이지 않아도 서울이 한 해 3만 8천호를 준공하는 도시라는 걸 감안하면 열흘치도 안 됩니다.
이 지표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 미분양과 준공은 시점이 다릅니다. 미분양은 분양 단계에서 안 팔린 물량이고, 준공실적은 사용검사가 끝난 물량입니다. 둘 사이에는 공사 기간만큼의 시차가 있습니다. “몇 개월치”는 정확한 소진 기간이 아니라 규모를 견주기 위한 눈금입니다.
- 준공 물량은 해마다 출렁입니다. 대단지 준공이 몰린 해와 비어 있는 해의 분모가 달라집니다. 여러 해를 겹쳐 봐야 합니다.
- 준공후 미분양이 구분되지 않습니다. 다 지어놓고도 안 팔린 물량은 부담의 성격이 다른데, 이 통계표에는 그 구분이 없습니다.
- 시도 안에서도 갈립니다. 가격지수가 그랬듯이 시도 평균은 시군구 편차를 지웁니다. 같은 도 안에서도 시군에 따라 사정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느 숫자를 봐야 하나
표에서 제 눈에 가장 걸린 줄은 충북입니다. 미분양 1,699호로 13위인데 개월치로는 1.2개월, 뒤에서 세 번째입니다. 1년에 16,546호를 준공하는 지역이라 그렇습니다. 경기·충남·부산 같은 상위권보다 충북 같은 줄이 이 표의 쓸모를 더 잘 보여준다고 봅니다. 절대 호수와 상대 부담이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지역이 있다는 것, 그게 이 계산을 해본 이유니까요.
내가 관심 있는 지역이 있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전국 숫자는 건너뛰고, 해당 시도의 미분양 호수를 보고, 그 지역 준공 물량으로 나눠보고, 마지막으로 시군구까지 좁혀 봅니다. 한국부동산원 R-ONE에서 시군구 단위까지 무료로 조회됩니다.
“전국 6만 7천호”는 그중 어느 단계에도 답을 주지 않습니다.
호수와 개월치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1월 66,576호에서 6월 67,464호로 늘었으면 다시 나빠지는 중인가요?
888호 늘었습니다. 이 표에서 그 정도 움직임이 어느 크기인지 견줄 자리가 있습니다. 2021년 12월 17,710호에서 2022년 12월 68,107호로 갈 때는 한 해에 50,397호가 늘었습니다. 888호는 그 1.8%입니다.
상반기 안에서도 65,179호(4월)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온 값이라 방향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3년 반째 6만호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이 표의 관측이고, 몇백 호의 등락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몇 개월치”는 어떻게 계산한 건가요?
미분양을 월평균 준공 물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제주는 2,909호 ÷ (2,727호 ÷ 12) = 12.8개월이고, 서울은 1,013호 ÷ (38,195호 ÷ 12) = 0.3개월입니다. 1년 준공 물량을 12로 나눠 분모를 만드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이 숫자는 “다 팔리는 데 걸리는 기간”이 아닙니다. 미분양은 분양 단계의 재고이고 준공실적은 사용검사가 끝난 물량이라 시점이 다릅니다. 서로 다른 규모의 지역을 같은 자로 재기 위한 눈금으로 읽어야 합니다.
전국 3.4개월은 17개 시도 값의 평균인가요?
아닙니다. 전국 미분양 67,464호를 전국 준공 240,523호 ÷ 12로 나눈 값입니다. 17개 시도의 개월치를 그냥 더해 17로 나누면 4.5개월이 나옵니다(12.8 + 8.9 + … + 0.3 = 76.0, ÷ 17). 1.1개월 차이입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전국 값이 공급 규모로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준공이 가장 많은 경기(64,301호)와 서울(38,195호)의 개월치가 2.5와 0.3으로 낮은데, 이 두 곳이 전국 분모의 43%를 차지합니다. 시도별 표에서 평균을 내면 큰 지역과 작은 지역이 똑같이 한 표씩 갖게 됩니다.
충북과 세종이 똑같이 1.2개월치면 두 곳 사정이 비슷한 건가요?
숫자만 같고 신뢰도가 다릅니다. 충북은 미분양 1,699호를 연 16,546호 준공으로 나눈 값이고, 세종은 43호를 448호로 나눈 값입니다. 분모가 37배 차이입니다.
세종의 448호는 전국 준공 240,523호의 0.19%입니다. 본문에서 적어둔 한계 그대로, 대단지 준공이 한 해에 몰리고 다음 해에 비는 지역에서는 이 분모가 크게 흔들립니다. 충북의 1.2는 큰 분모에서 나온 값이고 세종의 1.2는 작은 분모에서 나온 값이라, 같은 무게로 읽으면 안 됩니다.
주택 시장을 더 들여다보려면
- 전세가율이 높다는 건 무슨 뜻일까: 전북 98.9% (비율 순위 1위가 금액에서는 반대쪽 끝에 있는 또 다른 표)
- 가계신용 2000조원은 소득 대비로 4년째 내려갔다 (절대 금액과 분모를 바꾼 값이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사례)
- 아파트 관리비를 제곱미터당으로 비교하면 틀리는 이유 (나누는 값을 무엇으로 잡느냐가 결론을 뒤집는 자리)
출처
- 한국부동산원 R-ONE 미분양주택현황 (통계표 T237973129847263). 2026년 6월 말 기준 https://www.reb.or.kr/r-one/
- 한국부동산원 R-ONE 주택준공실적 (통계표 T237273130004614,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 2025년 7월~2026년 6월 합계 https://www.reb.or.kr/r-one/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6월 말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