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전환율은 17개 시도가 모두 법정 상한을 넘겼다

2026년 6월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을 시도별로 나타낸 가로 막대 차트. 전북 7.18%가 가장 높고 서울 4.74%가 가장 낮으며 17개 시도 모두 법정 상한 4.50%를 넘는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면 집주인에게서 이런 연락이 옵니다. “보증금 1억은 빼드릴 테니 그만큼 월세로 돌립시다.” 그럼 월세를 얼마 내야 맞는 걸까요. 집주인이 부르는 숫자가 있고, 세입자가 생각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대개 다릅니다.

이 숫자를 정하는 게 전월세 전환율입니다. 그리고 법에는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열어보면, 17개 시도의 아파트 전환율이 하나도 빠짐없이 그 상한 위에 있습니다.

법이 안 지켜지는 걸까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전환율은 이렇게 계산합니다

전환율은 줄어든 보증금을 1년치 월세로 환산했을 때의 비율입니다. 식으로 쓰면 이렇습니다.

월세 = 줄어든 보증금 × 전환율 ÷ 12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린다고 해봅시다. 전환율이 4.50%면 월세는 1억 × 0.045 ÷ 12 = 37만 5천원입니다. 6.00%면 50만원이고요. 전환율 1.5%p 차이가 월 12만 5천원, 2년이면 300만원 차이를 만듭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환율이 낮을수록 유리합니다. 같은 보증금을 빼도 월세를 덜 내니까요.

법이 정한 상한은 두 개 중 낮은 쪽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는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 단위의 차임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그 전환되는 금액에 다음 각 호 중 낮은 비율을 곱한 월차임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각 호는 이렇습니다.

  • 1호: 은행 대출금리와 해당 지역의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시행령 제9조 제1항이 연 1할(10%)로 정하고 있습니다.
  • 2호: 한국은행이 공시한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을 더한 비율.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그 이율을 연 2%로 정합니다.

2026년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였습니다. 그러니 2호는 2.50 + 2 = 4.50%입니다. 1호인 10%보다 훨씬 낮죠. 둘 중 낮은 쪽이 상한이므로 그달의 법정 상한은 4.50%가 됩니다.

상한이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기준금리를 따라 움직입니다. 실제로 2026년 7월 기준금리가 2.75%로 오르면서 상한도 4.75%가 됐습니다. 기준금리가 실제 대출금리로 옮겨가는 속도는 느린 편이지만, 이 상한만큼은 공시된 기준금리를 그대로 받아 즉시 바뀝니다.

그런데 시장은 전부 그 위에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2026년 6월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입니다. 오른쪽 칸은 그달 법정 상한 4.50%와의 차이입니다.

시도전환율상한과의 차이
전북7.18%+2.68%p
전남7.00%+2.50%p
충남6.75%+2.25%p
강원6.32%+1.82%p
경북6.16%+1.66%p
충북6.13%+1.63%p
울산6.00%+1.50%p
광주5.64%+1.14%p
경남5.64%+1.14%p
세종5.44%+0.94%p
경기5.43%+0.93%p
부산5.37%+0.87%p
제주5.37%+0.87%p
인천5.35%+0.85%p
대구5.34%+0.84%p
대전5.14%+0.64%p
서울4.74%+0.24%p
전국5.37%+0.87%p

가장 낮은 서울도 4.74%로 상한을 넘습니다. 가장 높은 전북은 7.18%로, 상한의 1.6배입니다.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서울은 월 39만 5천원, 전북은 월 59만 8천원입니다. 같은 1억원인데 20만원이 넘게 벌어집니다.

조문을 다시 읽어야 풀리는 부분

여기서 조문의 첫 문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제7조의2는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 단위의 차임으로 전환하는 경우“라고 씁니다. 이미 정해져 있는 보증금을 월세로 바꾸는 상황을 가리키는 문언입니다. 처음부터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60만원으로 새로 맺는 계약은 무언가를 전환하는 게 아닙니다.

반면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시장에서 관측되는 보증금과 월세의 조합에서 산출한 시장 지표입니다. 전환 상황만 골라낸 숫자가 아닙니다. 두 숫자는 애초에 같은 것을 재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표의 “+2.68%p”를 위법의 증거로 읽으면 안 됩니다. 대신 이렇게 읽는 게 맞습니다. 내가 기존 계약의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협상 자리에 있다면, 시장 평균이 아니라 법정 상한이 내 근거다. 시장이 5.37%로 돌고 있어도 그 자리에서 적용될 기준은 4.50%(2026년 7월부터는 4.75%)입니다.

아파트만 보면 절반만 보는 것

주택 유형을 바꾸면 숫자가 또 달라집니다. 같은 2026년 6월 자료입니다.

주택 유형전국서울수도권지방
아파트5.37%4.74%5.17%5.78%
연립·다세대6.12%4.58%5.91%7.29%
단독주택7.98%6.55%7.44%8.89%
종합주택6.70%5.52%6.31%7.49%
주택 유형별 전월세 전환율을 서울과 지방으로 나눠 비교한 가로 막대그래프. 아파트는 서울 4.74%·지방 5.78%인데, 단독주택은 서울 6.55%·지방 8.89%로 훨씬 높다.
단독주택 전환율은 아파트보다 서울 1.81%p, 지방 3.11%p 높다

지방 단독주택이 8.89%로 가장 높습니다. 아파트 전국 평균 5.37%의 1.7배죠. 뉴스에서 “전월세 전환율”이라고만 하면 대개 아파트 숫자입니다. 내가 사는 집이 빌라나 단독이면 그 숫자는 내 것이 아닙니다.

표에서 가장 의외였던 줄은 서울 연립·다세대 4.58%입니다. 서울 아파트(4.74%)보다도 낮습니다. 나머지 모든 권역에서 연립·다세대가 아파트보다 높은데 서울만 순서가 뒤집힙니다. 저라면 이 한 칸을 근거로 “빌라는 전환율이 높다”는 일반론을 그대로 믿지 않겠습니다. 지역을 좁혀서 다시 확인할 문제입니다.

협상 전에 확인할 것

  • 지금 기준금리를 확인합니다. 법정 상한은 기준금리 + 2%p입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바꾸면 상한도 바뀝니다.
  • 내 상황이 전환인지 신규 계약인지 구분합니다. 기존 계약의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것이라면 제7조의2를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 내 집의 유형과 지역으로 좁혀서 봅니다. 한국부동산원 R-ONE에서 시군구 단위까지 조회됩니다.
  • 월세로 환산해 비교합니다. 전환율 %는 감이 안 옵니다. 보증금 × 전환율 ÷ 12로 월 금액을 만들어 놓고 협상합니다.

숫자 하나가 몇백만원을 가릅니다. 부르는 대로 받아 적기 전에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는 게 낫습니다.

내 보증금으로 상한을 계산해 보려면 계산기를 쓰세요. 기준금리를 넣으면 그달의 법정 상한이 나오고, 집주인이 제시한 월세가 그 상한을 넘는지까지 비교합니다. → 전월세 전환율 계산기

상한선을 읽을 때 틀리기 쉬운 것

표의 “+2.68%p”는 돈으로 얼마인가요?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라면 월 223,333원입니다. 1억원 × 2.68% ÷ 12로 계산한 값이고, 본문에 적힌 전북 시장 평균 월 59만 8천원과 법정 상한 4.50%일 때의 37만 5천원을 빼도 같은 22만 3천원이 나옵니다.

계약 기간을 2년으로 놓으면 536만원입니다. 표의 오른쪽 칸이 소수점 몇 자리로 적혀 있어 작아 보이지만, 협상 한 번에 걸린 금액은 이 크기입니다. 보증금이 2억원이면 그대로 두 배가 됩니다.

1호의 10%는 언제 쓰이는 숫자인가요?

지금 구조에서는 쓰이지 않습니다. 둘 중 낮은 쪽이 상한이 되는데, 2호가 기준금리 + 2%이므로 기준금리가 8%를 넘어야 2호가 10%보다 커집니다(10 − 2 = 8).

그래서 실무에서 확인할 것은 사실상 2호 하나입니다. 기준금리 2.50%였던 2026년 6월에는 4.50%, 2.75%로 오른 7월에는 4.75%였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바꾼 날 상한도 함께 바뀝니다. 협상 자리에 앉기 전에 그날의 기준금리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종합주택 6.70%는 위 세 유형의 평균인가요?

아닙니다. 아파트 5.37%, 연립·다세대 6.12%, 단독주택 7.98%를 그냥 더해 3으로 나누면 6.49%가 나옵니다. 표의 6.70%와 0.21%포인트 다릅니다.

네 권역 모두 같은 방향입니다. 서울은 단순평균 5.29%에 표는 5.52%, 수도권은 6.17%에 6.31%, 지방은 7.32%에 7.49%입니다. 종합주택 칸을 세 유형의 중간값으로 읽으면 매번 실제보다 낮게 잡게 됩니다. 내 집의 유형이 표에 있다면 그 줄을 직접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모든 칸이 상한 위라면 상한은 아무 의미가 없는 건가요?

칸마다 거리가 다릅니다. 두 표를 합쳐 보면 상한 4.50%에 가장 가까운 칸은 서울 연립·다세대 4.58%로 +0.08%포인트이고, 가장 먼 칸은 전북 아파트 7.18%로 +2.68%포인트입니다.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각각 월 6,667원과 223,333원, 33배 차이입니다.

그리고 상한이 의미를 갖는 자리는 시장 평균이 아니라 내 계약 하나입니다. 본문에 적었듯 시장 통계는 신규 계약까지 섞인 지표이고, 제7조의2가 정한 것은 이미 정해진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시장이 5.37%로 돌든 적용될 기준은 4.50%(2026년 7월부터 4.75%)입니다.

월세 전환을 앞두고 있다면

출처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6월(기준금리는 2026년 7월)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개별 임대차 계약의 법률 해석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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