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은 종류별로 따로 붙는다

5억원을 다섯 곳에 1억씩 나눠 넣으면 한 곳에 몰아넣을 때보다 세후 이자가 은행 16만원, 저축은행 32만원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막대그래프.

정기예금 잔액이 1억원을 넘기면 한 번쯤 검색해보게 됩니다. “한 금융회사당 5천만원까지”라는 문장이 아직도 많이 돌아다닙니다. 그 숫자는 2025년 9월 1일에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1억원입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금액이 두 배가 된 쪽이 아닙니다. 이 예금자보호 한도가 한 사람당 한 번만 붙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법은 하한만 정하고, 금액은 시행령에 있다

예금자보호법 제32조 제2항은 보험금을 “1억원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한도로 한다”고만 씁니다. 실제 금액은 시행령에 있습니다.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18조 제7항이 “보험금의 지급한도는 1억원으로 한다”고 정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18조 제7항 화면 캡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시행 2025. 9. 1.] [대통령령 제35687호, 2025. 7. 29., 타법개정] 판이며 조문은 다음과 같다. ⑦ 법 제32조제2항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한도는 1억원(이하 “보험금 지급한도”라 한다)으로 한다. 이 경우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각 호에서 정한 바에 따라 보험금 지급한도를 적용한다. <개정 2016. 3. 11., 2022. 12. 27., 2023. 10. 17., 2025. 7. 29.> 1. 다음 각 목의 예금등 채권의 경우: 해당 목의 예금등 채권에 대하여 각각 보험금 지급한도를 적용 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등에 따른 예금등 채권. 이 경우 가입자별로 보험금 지급한도를 적용한다. 나. 다음의 예금등 채권을 합산한 예금등 채권 1)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제1항제1호가목 및 다목에 따른 연금저축계좌의 예금등 채권 2) 법률 제11614호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 부칙 제40조에 따른 개인연금저축의 예금등 채권 중 신탁업자…” class=”wp-image-408″/><figcaption class=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18조 제7항: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시행 2025. 9. 1.] [대통령령 제35687호, 2025. 7. 29., 타법개정]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조항을 바꾼 것은 2025년 7월 29일 공포된 대통령령 제35687호, “예금보호한도 상향을 위한 6개 법령의 일부개정에 관한 대통령령”입니다. 이름 그대로 여섯 개 법령을 한꺼번에 고쳤고, 시행일은 2025년 9월 1일입니다.

같이 올라간 법령 중에 새마을금고법 시행령이 있습니다. 제46조 제4항이 “금고의 경우: 총 1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신용협동조합법 시행령도 조합 예탁금의 보장한도를 1억원으로 씁니다. 두 곳은 예금보험공사의 보호 대상에서 빠져 있고 각자의 중앙회 준비금이 보장합니다. 금액만 같은 날 같은 숫자로 맞춰졌습니다.

예금자보호 한도는 계좌 성격별로 나뉜다

시행령 제18조 제7항은 한도를 정한 뒤 곧바로 단서를 답니다. 제1호 각 목의 예금 채권에는 “해당 목의 예금등 채권에 대하여 각각” 한도를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각각이라는 두 글자가 전부입니다. 같은 금융회사에 맡긴 돈이라도 성격이 다르면 한도가 따로 붙습니다.

구분 (시행령 제18조 제7항)한도가 붙는 방식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IRP,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가입자별로 1억원 (별도)
연금저축계좌(신탁·보험) 및 옛 개인연금저축합산해 1억원 (별도)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1억원 (별도)
위에 해당하지 않는 예금·적금 등1억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바로 윗줄과 합산해 1억원
2025년 9월 1일 시행 기준. 대통령령 제35687호.

표의 마지막 두 줄은 붙여서 읽어야 합니다. ISA는 별도 칸을 받지 못합니다. 제2호가 ISA의 예금 채권과 제1호 라목(일반 예금)을 합산하라고 못박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연금저축과 IRP는 각각 자기 칸을 가집니다. 같은 은행에 일반 예금 1억원, 연금저축 1억원, IRP 1억원을 두면 3억원이 모두 보호 범위입니다.

그러면 1억이 넘는 돈은 쪼개야 할까

쪼개면 금리가 낮은 곳까지 내려가야 하니 이자를 손해 본다고들 합니다. 얼마나 손해인지 계산해봤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에서 2026년 8월 31일 공시분 정기예금 원자료를 받았습니다. 12개월 만기로 은행 18곳 38개 상품, 저축은행 79곳 632개 행입니다. 회사별 최고우대금리만 남겨 높은 순으로 세우고 1억원씩 차례로 채웠습니다.

예치 원금한 곳에 몰아넣기1억씩 나눠 넣기세후 차이
은행 2억원770만원770만원0원
은행 3억원1,155만원1,151만원33,840원
은행 5억원1,925만원1,906만원160,740원
저축은행 2억원820만원812만원67,680원
저축은행 3억원1,230만원1,212만원152,280원
저축은행 5억원2,050만원2,012만원321,480원
1년 만기 단리, 세전 이자 기준. 세후 차이는 이자소득세 15.4%를 뺀 금액. 2026-08-31 공시분.
예금을 한 곳에 몰아넣을 때와 1억원씩 나눠 넣을 때의 1년 세후 이자 차이를 원금별로 그린 가로 막대그래프. 은행 2억원은 0원으로 차이가 없고, 저축은행 5억원이 321,480원으로 가장 크다.
나눠 넣는 대가는 원금이 클수록 커진다

5억원을 다섯 곳에 나눠도 1년에 줄어드는 세후 이자가 은행 16만 740원, 저축은행 32만 1,480원입니다. 추가로 보호받는 4억원에 대해 연 0.040%에서 0.080%를 낸 셈입니다. 은행 2억원 구간은 아예 0원입니다. 1위와 2위가 나란히 연 3.85%로 같기 때문입니다.

상위 금리가 빽빽하게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1위 3.85%에서 5위 3.75%까지 0.10%p 안에 들어옵니다. 저축은행은 더 촘촘합니다. 1위 4.10% 아래로 4.00%대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이 공시 금리가 현실과 맞는지도 대조했습니다. 한국은행 ECOS의 예금은행 수신금리(신규취급액기준) 정기예금은 2026년 7월 3.15%, 같은 원자료의 은행 12개월 기본금리 단순평균은 2.90%입니다. 취급액 가중평균과 공시 상품 단순평균이라 같은 값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릿수가 어긋나지 않는지까지가 대조의 목적입니다.

1억을 딱 맞춰 넣으면 안 되는 이유

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은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에 걸립니다. 원금을 1억원에 꽉 채우면 붙은 이자는 보호 범위 밖으로 밀려납니다. 여유를 두고 넣어야 합니다.

여기서 한 번 더 갈립니다. 시행령 제18조 제5항은 보험금을 계산할 때 쓰는 이자를 약정이자로 두지 않습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이자율을 고려하여 위원회가 정하는 이자율”을 곱한 금액이 한도라고 씁니다. 내가 받기로 한 연 4%는 여기 쓰이지 않습니다. 대개 그보다 낮습니다.

대출이 있으면 또 달라집니다. 법 제32조 제1항은 예금 채권의 합계액에서 “해당 부보금융회사에 대하여 지고 있는 채무의 합계액을 뺀 금액”을 보험금으로 정합니다. 같은 은행에 예금 1억원과 신용대출 4천만원이 있으면 보호 대상은 6천만원입니다. 예금과 대출을 한 곳에 몰아두는 습관이 여기서 불리해집니다.

  • 한도는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에 걸린다
  • 그 이자는 약정이자보다 낮은, 예금보험공사가 정하는 이자율로 계산한다
  • 같은 회사에 대출이 있으면 그만큼 빼고 계산한다
  • 지점을 나눠도 소용없다. 같은 금융회사면 합산한다

표에서 가장 의외였던 줄

가장 눈에 걸린 줄은 저축은행 5억원입니다. 32만 1,480원. 4억원을 더 보호받는 값이 연 32만원이라는 뜻입니다. 저라면 이 돈을 아끼려고 한 곳에 몰아두지는 않겠습니다. 보호 한도를 넘긴 예금은 금융회사가 문을 닫으면 파산 절차에서 배당을 기다려야 하고, 얼마를 언제 받을지는 그때 가서 정해집니다. 32만원과 맞바꿀 성질의 불확실성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반대 방향도 적어둡니다. 계좌를 다섯 개로 늘리면 만기 관리가 다섯 배로 늘어납니다. 만기를 놓쳐 자동으로 낮은 금리에 재예치되면 위에서 아낀 32만원은 한 번에 사라집니다. 나눠 넣기의 진짜 비용은 금리 차이가 아니라 관리 부담 쪽에 있습니다.

확인할 순서는 이렇습니다. 금융회사별로 예금·적금 잔액을 합산해 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을 넘는 곳을 찾고, 그 회사에 대출이 있으면 빼고 다시 셉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따로 세도 되니 구분해 적습니다. 그러고 나서 넘치는 금액만 다른 회사로 옮깁니다. 금리는 세후 실질금리로 비교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표의 금리는 2026년 8월 31일 공시분이고, 우대조건을 못 채우면 이 최고금리는 받지 못합니다. 한도 금액도 시행령 사항이라 언젠가 또 바뀝니다. 조문 번호를 알아두면 그때 한 번에 확인됩니다.

한도를 계좌 수만큼 곱하면 안 됩니다

일반 예금·연금저축·IRP에 ISA까지 더하면 한 은행에서 4억원이 보호되나요?

3억원 그대로입니다. 시행령 제18조 제7항 제2호가 ISA의 예금 채권을 제1호 라목(일반 예금)과 합산하라고 못박고 있어서, ISA를 아무리 채워도 일반 예금 칸의 1억원을 나눠 쓰는 것이 됩니다. 일반 예금 1억원을 이미 채웠다면 ISA 예금은 한 푼도 추가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별도 칸을 받는 것은 표의 위 세 줄, 즉 퇴직연금(DC·IRP)과 연금저축, 보험회사 보험금뿐입니다. 같은 은행이라도 어느 칸에 든 돈인지가 금액보다 먼저입니다.

표의 “1억씩 나눠 넣기”대로 정확히 1억원씩 넣으면 되나요?

그러면 이자가 보호 범위 밖으로 밀려납니다. 한도 1억원은 원금이 아니라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원금을 1억원에 꽉 채우는 순간 그 위에 붙는 이자는 한도를 넘긴 몫이 됩니다.

금액으로 보면 작지 않습니다. 본문의 저축은행 1위 금리는 연 4.10%이고, 5억원을 그 금리로 굴린 세전 이자가 2,050만원이니 1억원당 410만원입니다. 한 곳에 1억원을 딱 맞춰 넣으면 그 410만원이 밖으로 나갑니다. 다만 보험금 계산에 쓰는 이자율은 약정이자가 아니라 위원회가 정하는 이자율이라 실제로 밀려나는 금액은 이보다 작습니다.

은행 3억원 줄은 1,155만원과 1,151만원이라 4만원 차이인데 왜 33,840원인가요?

왼쪽 두 칸은 세전 이자이고 오른쪽은 세후 차이라서 그렇습니다. 세전 4만원에서 이자소득세 15.4%를 빼면 40,000 × 0.846 = 33,840원입니다.

나머지 줄도 같은 방식으로 맞춰집니다. 은행 5억원은 1,925 − 1,906 = 19만원 → 160,740원, 저축은행 2억원은 820 − 812 = 8만원 → 67,680원, 3억원은 1,230 − 1,212 = 18만원 → 152,280원, 5억원은 2,050 − 2,012 = 38만원 → 321,480원입니다. 세전 이자 칸이 만원 단위로 적혀 있어 자릿수가 어긋나 보일 뿐입니다.

나눠 넣으면 금리가 얼마나 낮은 곳까지 내려가게 되나요?

은행 5억원을 다섯 곳에 나눈 경우 다섯 곳 평균이 연 3.81% 수준입니다. 세전 이자 1,906만원을 원금 5억원으로 나누면 3.812%가 나옵니다. 한 곳에 몰아넣었을 때의 1위 금리 3.85%와 견주면 0.04%포인트 차이입니다.

상위 금리가 촘촘해서 생기는 결과입니다. 은행은 1위 3.85%에서 5위 3.75%까지 0.10%포인트 안에 들어오고, 저축은행은 1위 4.10% 아래로 4.00%대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나눠 넣는 비용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한도 제도가 아니라 이 금리 분포에 있습니다.

돈을 어디에 나눠 둘지 고민이라면

발행 뒤에 바로잡은 값

정정 (2026년 9월 22일) 추가로 보호받는 4억원에 대한 부담을 처음에 “연 0.004%에서 0.008%”로 적었습니다. 같은 문단의 금액을 4억원으로 나누면 0.040%와 0.080%이고, 자릿수가 한 칸 어긋나 있었습니다. 표의 금액은 처음부터 맞았습니다. 기록은 정정 이력에 있습니다.

출처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8월 31일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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