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내렸다는 뉴스가 나오면 대출 이자가 줄어들 것 같습니다. 예금 이자는 아쉽지만 빚이 있으면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다음 달 상환 고지서를 보면 숫자가 그대로인 일이 많습니다. 착각일까요.
한국은행 통계에서 원자료를 받아 확인해봤습니다.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기준금리는 네 번 내렸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습니다. 3.50%에서 2.50%가 됐습니다. 합치면 1.00%포인트입니다. 그 뒤로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2026년 7월에 2.75%로 다시 올렸습니다.
인하가 시작되기 직전 달인 2024년 9월과, 예금금리가 가장 낮았던 2025년 8월을 놓고 비교했습니다.
| 구분 | 2024년 9월 | 2025년 8월 | 변화 | 인하폭 대비 |
|---|---|---|---|---|
| 한국은행 기준금리 | 3.50% | 2.50% | -1.00%p | |
| 정기예금 | 3.41% | 2.48% | -0.93%p | 93% |
| 가계대출 | 4.23% | 4.17% | -0.06%p | 6% |
| 주택담보대출 | 3.74% | 3.96% | +0.22%p | 반대 방향 |
예금금리는 기준금리가 내린 만큼의 93%를 따라 내려갔습니다. 대출금리는 6%만 움직였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아예 반대로 올랐습니다. 같은 은행에서 같은 기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가장 쌌던 때는 인하 전이었다
더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가계대출 금리가 가장 낮았던 달은 2024년 7월로 4.06%였습니다. 그때 기준금리는 아직 3.50%였습니다. 인하가 시작되기 석 달 전입니다.
주택담보대출도 같은 달에 3.50%로 바닥을 찍었습니다. 기준금리와 똑같은 숫자입니다. 그 뒤 1.00%포인트가 더 내려가는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3.96%까지 올라갔습니다.
벌어진 차이는 어디로 갔나
예금금리는 내려가고 대출금리는 그대로면 그 사이가 벌어집니다.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을 예대금리차라고 부릅니다.
| 시점 | 가계대출 | 정기예금 | 예대금리차 |
|---|---|---|---|
| 2024년 7월 (가장 좁았던 때) | 4.06% | 3.41% | 0.65%p |
| 2024년 9월 (인하 직전) | 4.23% | 3.41% | 0.82%p |
| 2025년 8월 | 4.17% | 2.48% | 1.69%p |
| 2026년 6월 | 4.50% | 3.02% | 1.48%p |

0.65%포인트에서 1.69%포인트까지 벌어졌습니다. 두 배가 넘습니다. 인하 국면에서 생긴 여유가 예금 쪽으로도, 대출 쪽으로도 가지 않고 그 사이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대출을 말하는가
여기까지는 신규취급액 기준입니다. 그달에 새로 나간 대출의 평균 금리입니다. 이미 받아둔 대출까지 포함한 평균은 따로 있습니다. 잔액 기준입니다. 두 숫자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 가계대출 금리 | 2024년 9월 | 2026년 6월 | 변화 |
|---|---|---|---|
| 신규취급액 기준 | 4.23% | 4.50% | +0.27%p |
| 잔액 기준 | 4.74% | 4.44% | -0.30%p |
지금 새로 빌리는 사람의 금리는 올랐고, 이미 빌린 사람들의 평균 금리는 내렸습니다. 잔액에는 과거 고금리 시절에 나간 대출이 섞여 있고, 그것들이 만기가 되어 빠지면서 평균이 천천히 내려갑니다. 순서가 다릅니다.
2024년 9월에는 잔액 쪽이 0.51%포인트 높았습니다. 2026년 6월에는 신규 쪽이 0.06%포인트 높습니다.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이 통계로 알 수 없다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위 숫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줍니다. 왜 일어났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쓰는 금리입니다. 예금과 대출 금리는 은행이 각자 정합니다. 둘 사이에 자동으로 이어지는 배관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가산금리 산정 방식, 대출 수요, 규제가 모두 그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어느 요인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이 통계표만으로 나눌 수 없습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기준금리가 움직이면 채권 가격은 곧바로 반응하지만, 예금과 대출 금리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읽을 때 조심할 것
- 신규취급액인지 잔액인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위에서 봤듯 부호가 반대로 나올 수 있습니다
- 모두 예금은행 평균입니다. 은행마다, 신용등급마다, 담보마다 다릅니다. 내 금리와 같을 이유가 없습니다
- 변동금리 대출은 약정한 주기가 와야 금리가 바뀝니다. 통계가 움직여도 내 고지서는 다음 변동일까지 그대로입니다
- 기준금리는 발표 즉시 바뀌지만 이 표의 예금·대출 금리는 그달 전체의 평균입니다. 시점을 같은 선에 놓고 보면 안 됩니다
무엇을 보면 되나
저는 이 표를 만들고 나서 기준금리 뉴스를 예전만큼 중요하게 보지 않게 됐습니다. 1.00%포인트가 움직였는데 새로 빌리는 사람의 금리는 오히려 0.27%포인트 올랐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숫자와 내 고지서에 찍히는 숫자 사이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를 모르면, 방향만 알고 크기는 모르는 셈입니다. 그 사이를 재는 지표가 예대금리차라고 생각합니다.
확인할 순서는 이렇습니다.
- 내 대출이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변동이면 다음 변동일이 언제인지 본다
- 기준금리 발표만 보지 말고 예금은행 대출금리 통계를 같이 본다
- 신규취급액과 잔액 중 내 상황에 맞는 쪽을 고른다. 갈아탈 생각이면 신규취급액이다
-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중인지 좁혀지는 중인지 함께 본다
신규와 잔액을 섞으면 답이 달라집니다
예금은 93% 따라 내렸는데 대출은 6%면, 그 차이는 은행이 가져간 건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예대금리차가 0.65%p에서 1.69%p로 벌어졌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여유가 어디로 갔는지는 이 표에 없습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쓰는 금리이고, 예금·대출 금리는 은행이 각자 정합니다. 그 사이에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가산금리 산정 방식, 대출 수요, 규제가 놓여 있습니다. 어느 요인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를 이 통계표만으로는 나눌 수 없습니다. 벌어졌다는 것과 누가 가져갔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가장 쌌던 때가 인하 전이었다면, 금리 인하를 기다렸다가 대출받는 건 의미가 없나요?
이 표가 말하는 것은 그 구간에서는 그랬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가계대출은 2024년 7월 4.06%, 주택담보대출도 같은 달 3.50%가 바닥이었고, 그 뒤 기준금리가 1.00%p 더 내려가는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3.96%까지 올라갔습니다.
다만 이 글은 왜 그랬는지를 밝히지 못했습니다. 원인을 모르는 채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늘려 쓰면 예측이 아니라 추측입니다. 이 숫자는 “기준금리 방향만 보고 내 대출 금리를 짐작하면 안 된다”는 근거이지, 언제 빌려야 한다는 근거가 아닙니다.
과거가 고금리였다면 잔액 평균이 더 높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처음에는 실제로 그랬습니다. 2024년 9월에는 잔액 기준(4.74%)이 신규취급액 기준(4.23%)보다 0.51%p 높았습니다. 2026년 6월에는 신규 4.50%, 잔액 4.44%로 신규 쪽이 0.06%p 높아져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두 숫자가 움직이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잔액에는 과거 고금리 시절 대출이 섞여 있고, 그것들이 만기로 빠져나가면서 평균이 천천히 내려갑니다. 반면 신규는 그달 조건을 그대로 반영해 빨리 움직입니다. 내려가는 잔액과 올라가는 신규가 교차한 것이 이 구간입니다.
2026년 7월에 기준금리를 2.75%로 올렸으니 대출금리도 올랐겠네요?
이 글의 표로는 답할 수 없습니다. 예금·대출 금리 비교는 2026년 6월까지이고, 인상은 그다음 달입니다. 인상 이후가 어떻게 됐는지는 이 표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보여준 것이 바로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같은 크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내릴 때 6%만 따라 내려간 것이 올릴 때 100% 따라 오른다는 보장도, 그 반대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확인하려면 한국은행 ECOS 에서 그 뒤 달을 직접 받아봐야 합니다.
금리 통계를 더 읽어보려면
- 실질금리로 보면 예금 이자는 자주 마이너스였다 (내려간 예금금리를 물가와 세금까지 넣어 다시 본 글)
- 우대조건을 빼면 정기예금 금리 격차가 두 배로 벌어진다 (“예금은행 평균”과 내가 실제로 받는 금리가 왜 다른가)
- 가계신용 2000조원은 소득 대비로 4년째 내려갔다 (그 대출이 쌓인 총량은 어떻게 움직였나)
출처
- 한국은행 ECOS 722Y001 한국은행 기준금리 및 여수신금리 https://ecos.bok.or.kr/
- 한국은행 ECOS 121Y002 예금은행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https://ecos.bok.or.kr/
- 한국은행 ECOS 121Y006 예금은행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https://ecos.bok.or.kr/
- 한국은행 ECOS 121Y015 예금은행 대출금리(잔액 기준) https://ecos.bok.or.kr/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6월까지의 한국은행 통계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