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고지서를 들고 우리 아파트 관리비가 비싼 편인지 검색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대개 “㎡당 얼마”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그 숫자로 옆 단지와 견주면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비교는 자주 틀립니다.
서울 강남구·송파구·노원구의 300세대 이상 아파트 353개 단지가 2026년 4월에 쓴 공용관리비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원자료로 받아 직접 합산했습니다. ㎡당으로 줄을 세운 결과와 세대당으로 줄을 세운 결과가 서로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계산했나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제4항은 관리주체가 관리비 내역을 K-apt에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가 공공데이터포털 API로 열려 있습니다. 받은 것은 공용관리비 17개 항목입니다. 인건비와 제사무비부터 경비비·청소비·승강기유지비를 지나 위탁관리수수료까지, 항목마다 호출이 따로 있습니다. 이 17개를 단지마다 더했습니다.
세 개 구의 아파트 641곳 중 300세대 이상은 360곳이었습니다.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이 정한 의무관리대상 기준입니다. 그중 2026년 4월분이 공개된 353곳이 분석 대상입니다.
분모는 각 단지의 주거전용면적 합계로 통일했습니다. 단지마다 관리비를 매기는 면적 기준이 달라서 그대로 쓰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부과면적은 전용면적의 1.31배(중앙값)였고 단지에 따라 1.23배에서 1.39배 사이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달을 쓰지 않은 이유도 적어 둡니다. 2026년 7월분은 360곳 중 139곳이 비어 있었습니다. K-apt 공개는 몇 달에 걸쳐 뒤늦게 채워집니다.
353개 단지는 얼마를 내고 있나
중앙값은 전용 ㎡당 1,695원입니다. 전용 84㎡로 환산하면 월 14만 2천원입니다. 폭은 꽤 넓습니다. 가장 싼 곳이 773원, 가장 비싼 곳이 4,296원으로 5.6배 벌어집니다.
그 양 끝에 있는 두 단지를 나란히 놓으면 이 글이 하려는 말이 거의 다 보입니다.
| 항목 | 그랑빌 (노원구) | 테헤란로대우아이빌 (강남구) |
|---|---|---|
| 세대수 | 3,003세대 | 372세대 |
| 세대당 전용면적 | 89.8㎡ | 40.7㎡ |
| 월 공용관리비 총액 | 2억 857만원 | 6,509만원 |
| 전용 ㎡당 | 773원 | 4,296원 |
| 세대당 | 69,455원 | 174,970원 |
㎡당으로는 5.6배 차이입니다. 세대당으로 바꾸면 2.5배로 줄어듭니다. 같은 두 단지, 같은 달, 같은 자료입니다. 비교하는 단위만 바꿨습니다.
관리비의 88%는 사람에게 간다
왜 이렇게 되는지는 관리비를 뜯어보면 나옵니다.
| 항목 | 전용 ㎡당 | 비중 |
|---|---|---|
| 일반관리비 (인건비 등 7개 항목) | 662원 | 40.7% |
| 경비비 | 563원 | 34.6% |
| 청소비 | 250원 | 15.4% |
| 수선유지비 (수선·시설·안전점검·재해예방) | 108원 | 6.7% |
| 승강기유지비 | 27원 | 1.7% |
| 소독비 | 9원 | 0.5% |
| 위탁관리수수료 | 8원 | 0.5% |
인건비와 경비비, 청소비 셋만 더해도 중앙값 기준 88.4%입니다. 353곳 가운데 323곳이 80%를 넘었습니다. 나머지를 다 합쳐도 12%가 안 됩니다.
이 돈은 면적에 붙지 않습니다. 경비원은 동 수와 출입구를 보고 배치하고, 청소원은 계단과 복도 길이를 보고 배치합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수도 세대수를 따라갑니다. 전용면적이 40㎡든 100㎡든 한 세대는 한 세대입니다.
그래서 작은 평형이 모인 단지는 비슷한 비용을 좁은 면적으로 나누게 됩니다. ㎡당 숫자가 커집니다. 353개 단지를 세대당 전용면적으로 5등분해 보면 그대로 드러납니다. 22~53㎡ 구간은 전용 ㎡당 2,001원에 세대당 81,299원입니다. 100~173㎡ 구간은 전용 ㎡당 1,633원에 세대당 190,391원입니다. ㎡당으로는 소형이 23% 비싸고, 세대당으로는 대형이 2.3배 비쌉니다.
큰 단지가 싸다는 말은 맞을까
대단지가 관리비에 유리하다는 말은 흔합니다. 고정비를 나눠 낼 세대가 많으니 그럴듯합니다. 353개를 세대수 구간으로 끊어 보면 실제로 세대당 관리비가 내려갑니다. 300~499세대는 133,224원인데 1,200~1,999세대는 100,592원입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대단지일수록 평형이 작습니다. 세대당 전용면적 중앙값이 300~499세대에서는 83.8㎡인데 2,000세대 이상에서는 60.5㎡까지 내려갑니다. 세대당 관리비가 줄어든 것이 규모 덕분인지 집이 작아서인지 구분되지 않습니다.
평형을 고정하고 다시 봤습니다. 세대당 전용면적이 70~90㎡인 단지 128곳만 남긴 결과입니다.
| 세대수 | 단지 수 | 세대당 월 공용관리비 | 전용 ㎡당 |
|---|---|---|---|
| 300~599세대 | 59곳 | 128,720원 | 1,614원 |
| 600~999세대 | 44곳 | 121,445원 | 1,491원 |
| 1,000~1,999세대 | 13곳 | 116,455원 | 1,539원 |
| 2,000세대 이상 | 12곳 | 131,745원 | 1,682원 |
차이가 사라집니다. 세대수와 세대당 관리비의 상관계수는 -0.04, ㎡당으로 봐도 -0.04입니다. 사실상 0입니다. 2,000세대가 넘는 단지가 300세대대 단지보다 오히려 조금 비쌌습니다. 규모의 경제는 이 자료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의 표에서 대단지가 싸 보였던 것은 그 단지들의 집이 작았기 때문입니다.
경비원을 줄이면 관리비가 줄어들까
그러면 무엇이 관리비를 가를까요. 기본정보 API에 단지별 경비원 수가 들어 있어서 확인해 봤습니다. 경비원 한 명이 맡는 세대수로 350개 단지를 4등분한 것입니다.
| 경비원 1인당 담당 세대 | 경비비 | 일반관리비 | 청소비 | 총 공용관리비 |
|---|---|---|---|---|
| 17~52세대 | 800원 | 567원 | 202원 | 1,744원 |
| 52~75세대 | 612원 | 637원 | 233원 | 1,652원 |
| 76~105세대 | 531원 | 689원 | 277원 | 1,738원 |
| 106~415세대 | 392원 | 718원 | 317원 | 1,639원 |

경비비만 보면 800원에서 392원으로 반 토막입니다. 상관계수도 -0.57로 뚜렷합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입니다.
총액은 다릅니다. 1,744원에서 1,639원으로 6% 줄어드는 데 그칩니다. 표를 가로로 읽으면 이유가 보입니다. 경비비가 408원 내려가는 동안 일반관리비가 567원에서 718원으로, 청소비가 202원에서 317원으로 올라갑니다. 경비를 줄인 단지가 그 일을 다른 자리에 다시 얹고 있다고 읽힙니다. 다만 이건 같은 시점의 상관관계이고 인과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저라면 ㎡당 숫자를 먼저 보지 않겠습니다. 옆 단지와 평형이 비슷할 때만 뜻이 있는 숫자입니다. 고지서의 공용관리비 총액을 세대수로 나눈 값을 먼저 보고, 세대당 전용면적이 비슷한 단지와 견주겠습니다. 우리 아파트 관리비가 비싼지는 그렇게 물어야 답이 나옵니다.
표에서 가장 의외였던 줄은 마지막 표의 맨 아랫줄입니다. 경비원을 네 배 성글게 두고도 총 관리비는 6%밖에 못 줄였습니다. 관리비를 아끼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경비 인력부터 손대는 논의가 먼저 올라오는데, 적어도 이 353개 단지에서는 그 방법이 총액을 크게 바꾸지 못했습니다.
내 단지는 어디쯤인지 확인하려면
K-apt 누리집에서 단지명을 검색하면 월별 관리비 내역이 나옵니다. 이 글에서 쓴 것과 같은 자료입니다. 두 가지만 맞추면 됩니다.
- 공용관리비와 개별사용료를 섞지 않습니다. 난방비·전기료·수도료는 개별사용료라 계절과 사용량을 따라 움직입니다. 겨울 고지서가 두꺼운 건 대개 이쪽입니다.
- 비교할 단지의 세대당 전용면적을 확인합니다. 평형이 다르면 ㎡당 숫자는 애초에 다르게 나옵니다.
이 계산이 담지 못한 것
- 2026년 4월 한 달치입니다. 수선비는 공사 시점에 따라 달마다 크게 튑니다. 전체의 6.7%라 집단 간 순위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지만, 개별 단지의 한 달 숫자는 그 단지의 평소 수준이 아닐 수 있습니다.
- 서울 세 개 구의 300세대 이상 353개 단지입니다. 전국 평균이 아닙니다.
- 장기수선충당금은 빠져 있습니다. 고지서에는 함께 찍히지만 성격이 다른 돈입니다.
집을 가지고 있으면 해마다 나가는 돈으로는 재산세도 있습니다. 그쪽은 공시가격이 오른 만큼 세금이 오르지는 않는 구조인데, 재산세 계산을 직접 해 본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항목별 중앙값을 더하면 안 맞습니다
표의 비중을 더하면 90.7%인데 왜 88.4%라고 적혀 있나요?
더한 항목이 다릅니다. 표의 첫 줄은 일반관리비(인건비 등 7개 항목) 662원이고, 본문에서 더한 것은 그중 인건비 하나입니다. 표의 세 줄을 그대로 더하면 40.7 + 34.6 + 15.4 = 90.7%가 맞습니다.
역산해 보면 맞아떨어집니다. 일곱 항목의 중앙값을 더하면 662 + 563 + 250 + 108 + 27 + 9 + 8 = 1,627원이고, 662 ÷ 1,627 = 40.7%처럼 표의 비중이 그대로 나옵니다. 88.4%에서 경비비 34.6%와 청소비 15.4%를 빼면 38.4%가 남는데, 1,627원의 38.4%는 약 625원입니다. 일반관리비 662원에서 약 37원이 빠진 값이고, 그 37원이 제사무비처럼 인건비가 아닌 나머지 6개 항목입니다.
그래서 이 절의 제목이 “사람에게 간다”입니다. 건물에 드는 돈이 아니라 사람을 쓰는 데 드는 돈만 센 숫자입니다.
㎡당 5.6배가 세대당 2.5배가 되는 건 어떻게 계산된 건가요?
두 단지의 세대당 전용면적 차이로 정확히 나뉩니다. 4,296 ÷ 773 = 5.56배이고, 89.8 ÷ 40.7 = 2.21배입니다. 5.56 ÷ 2.21 = 2.52배가 세대당 비율이고, 실제로 174,970 ÷ 69,455 = 2.52배입니다.
우연이 아니라 항등식입니다. ㎡당 단가에 세대당 면적을 곱하면 세대당 금액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단지의 평형이 같다면 ㎡당 순위와 세대당 순위는 절대 뒤집히지 않습니다. 뒤집히는 경우는 언제나 평형이 다를 때입니다.
소형 단지가 ㎡당 2,001원으로 23% 비싸다면, 작은 집에 살면 관리비를 더 내는 건가요?
실제로 내는 돈은 반대입니다. 22~53㎡ 구간은 세대당 81,299원, 100~173㎡ 구간은 세대당 190,391원으로 대형이 2.3배를 냅니다. ㎡당으로는 소형이 23% 비싸고, 고지서 금액으로는 대형이 2.3배 비쌉니다.
㎡당 단가가 높다는 것은 내가 더 낸다는 뜻이 아니라 면적당 효율이 나쁘다는 뜻입니다. 관리비의 대부분이 인건비라 한 세대가 한 세대인 것은 면적과 무관하고, 그 비용을 좁은 면적으로 나누면 단가만 올라갑니다.
평형을 맞춘 표에서 2,000세대 이상이 131,745원으로 가장 비싼데, 대단지가 오히려 비싼 건가요?
그 줄은 12곳의 중앙값입니다. 300~599세대 128,720원과의 차이도 3,025원, 2.4%뿐입니다. 12곳에서 나온 2.4% 차이로 방향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표가 말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 순서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세대수와 세대당 관리비의 상관계수가 −0.04, ㎡당으로도 −0.04로 사실상 0입니다. 평형을 맞추기 전 표에서 대단지가 싸 보였던 것이 규모 때문이 아니라 집 크기 때문이었다는 쪽이 이 절의 결론입니다.
관리비 고지서를 더 뜯어보려면
- 장기수선충당금은 2년 살면 얼마나 돌려받을까 (같은 고지서에 찍히지만 성격이 다른 돈. 세입자는 이쪽만 돌려받습니다)
- 겨울 관리비, 난방방식이 가르는 3배 차이 (이 글에서 뺀 개별사용료 쪽. 겨울 고지서를 두껍게 만드는 항목입니다)
-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전국 3% 뒤에 숨은 것 (분모와 가중치를 어떻게 잡느냐로 발표된 숫자와 직접 계산이 갈리는 사례)
출처
-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공동주택관리비(공용관리비) 정보제공 서비스. 2026년 4월분, 2026-09-01 조회 https://www.data.go.kr/data/15057937/openapi.do
-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공동주택 기본 정보제공 서비스 (세대수·전용면적·경비원 수). 2026-09-01 조회 https://www.data.go.kr/data/15058453/openapi.do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동주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23조 제4항. 2026. 7. 1. 시행 https://www.law.go.kr/법령/공동주택관리법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4월분 공용관리비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